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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교회제도야

청출어람이 허락되지 않는 부목사들

Memento Mori Pastor 2020. 4. 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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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목회를 하면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목사세계의 문화가 있었다. 바로 부목사는 담임목사보다 무엇이든 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법이나 제도가 아니고 불문율처럼 퍼져있는 룰이다. 예를 들어, 부목사가 주일예배때 설교를 했는데 성도들이 담임목사의 설교보다 더 좋아하고 아멘소리가 크다면 내가 예언하건데 그 부목사는 그 해 당장 짐을 싸고 다른 교회를 알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담임목사 부재시 교회를 맡는다면 출석 기준 위 아래 10%로 출석해야 하며, 설교도 담임목사가 하는 찬양, 담임목사가 하는 말투, 담임목사가 하는 성경지식을 사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내가 일했던 교회에서도 한 젊은 목사가 수요예배때 설교했는데 성도들의 반응이 뜨겁자 그날 바로 담임목사가 불러서 인격모독적으로 혼을 내서 그날 병원에 실려 간 일이 있었다. 이 경험이 단순히 나만의 제한되는 것도 아닌 것이 내가 다른 교회로 사역지를 옮겨봤지만 더했으면 더 했지 못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청출어람, 스승보다 제자가 더 낫다는 뜻에서 유래된 사자성어이다. 당연하게도 제자가 스승보다 나아야 당연히 그 나라가 그 단체가 그 모임이 발전되지 않을까? 해외축구 기사에 박지성은 사라지고 손흥민으로 도배가 되는 것처럼 아무리 앞선 자가 잘한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오는 자가 말아먹으면 앞선 자의 업적도 도루묵이 되어버릴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잡아야 할 키워드는 제자라는 것이다. 스승 밑에 제자로 있을 때, 스승보다 낫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이다. 즉, 스승이 제자를 스승보다 낫게 키운다는 뜻이다. 스승을 떠나 홀로 섰을 때 청출어람이 아니라 이제 막 푸른 싹이 나올 때 들어야 할 말인 것이다.
내가 봐온 앞선 목사님들은 각자만의 은사와 가능성을 가지고 계셨다. 그러나 부목사로서 담임목사보다 빛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자기비하로 목회를 하다보니 진짜로 담임목사보다 못한 자들이 되어버린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담임목사가 주기철, 한경직 목사라 한다면 반만해도 이 시대에 쓰임받을 목사가 되겠지만 만약 천하에 못난 담임목사를 만나 3년간 사역하며 그 담임목사보다 못한 체 살아가다보면 정말 그렇게 되어버린다.
벼룩의 법칙을 모두들 알것이다. 자기 몸의 몇 백배로 뛰는 벼룩이 조그마한 컵에 넣어놓으면 몇번 부딪히고 나서는 결국 컵을 치워도 그 높이만큼만 뛴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부목사들의 처지도 이와같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담임목사를 나가야 하는 마지노선의 나이가 40세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보아왔던 한국교회의 부목사들은 나이가 50먹고도 담임목사만 바라보는 갓난아이인 부목사가 너무 많았다. “자립이 되는 교회 주세요”, “담임 나갈 교회 빚 해결해주세요”, “교회 떼주세요”, “목사님 재정 도와주세요”. 생각해보니 60되어서도 자기 담임목사만 찬양하는 분도 계셨다.
아직도 한국교회에서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거나 개발하지 못하고 주눅들어 담임목사와 실세 장로들의 눈치를 보는 한국교회 부목사들이여, 당신들이 뛰어넘을 수 없는 분은 예수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By 메멘토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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